임신 22주, 끔찍했던 근종통의 기억

임신 22주차 근종통

떠올리기 싫은 끔찍한 통증입니다.

안녕하세요, 임다르크입니다.

 

임신 중에는 어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지 몰라 늘 긴장하며 보내게 되는데,

19주 이후부터는 컨디션이 아주 좋아져서

“역시 중기가 되니 다르구나!”라고

건방진 생각을 잠시 했었지요.

 

하지만 임신 22주차,

인생 통틀어 가장 극한의 고통을 맛봤습니다.

바로 근종통 때문이었어요.

 

제가 어릴 적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는데,

그때보다 더 아팠다면 믿으시겠어요?

 

근종통을 겪고 출산하신 분 이야기를 들어보니,

출산을 한 번 더 하면 했지 근종통은

정말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고통이라며

경험자만 아는 극심한 고통이라

어디 가서 말해도 잘 모르더라고요.

 

저는 아직 출산을 안 해봐서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살아오며 겪은 일 중

가장 아프고 괴로웠던 게 근종통이었습니다.

그래도 살만하니까 사진을 찍은 게 아니냐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 이걸 잘 기록하고 기억해두면

앞으로 육아하며 아무리 힘든 순간이 와도

웬만하면 참을 수 있겠다는 생각과 사진 찍는 습관

덕분에 사진을 남겨뒀습니다.

 

그리고 이날은 근종통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어

그나마 정신이 좀 있었네요.

 

이날부터 3일간 매일 병원에 갔는데,

가장 고통이 심했던 마지막 날 방문했을 때는

사진이고 뭐고 찍을 여유도 없고

살려달라, 주사 좀 놔달라 빌기 바빴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저도 참 독했네요.

제대로 걷지도 못했는데 와중에 사진을 찍다니요.

임신 전부터 자궁근종이 몇 개 있어서

병원을 세 곳이나 다녔었습니다.

 

제거 수술을 먼저 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임신 시도를 하는 게 좋을지

의사마다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요.

봄빛병원, 산본제일병원, 차병원까지

세 곳에서 상담을 받았었는데요.

 

제거 수술을 하면 적어도 6개월 정도는

임신 시도를 할 수 없다고 하면서,

임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위치가 아니고,

무엇보다 나이가 적지 않다 보니

임신을 미뤄서 노산으로 가는 것보다는

임신과 출산을 먼저 한 후에

제거 수술을 하는 게 좋겠다고 하더군요.

 

세 곳 모두 비슷한 의견을 주셔서

자궁근종이 있는 걸 아는 상태에서 임신했는데,

그게 이렇게까지 죽을 것 같은 고통을

가져다줄 거라곤 상상도 못 했습니다.

 

심각한 통증과 배뭉침 때문에

분만실에서 수액을 맞으며 수축 검사를 하기로 하고

접수 및 예진 후에 6층 분만실로 향했어요.

봄빛병원 분만실 입구입니다.

22주차에 분만실에 오게 될 줄이야.

아픈 와중에도 분만실 앞에 서니까

어쩐지 두근거리고 긴장이 되었습니다.

 

분만실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서

앞에서 벨을 눌러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미리 연락이 갔는지 바로 문을 열어주시고

이름 확인 후 슬리퍼를 갈아신고는

수액을 맞을 곳으로 안내받았어요.

근종통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것 외에도

자궁수축, 조산을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해요.

 

저 같은 경우 남편 없이는 혼자서 거동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했기 때문에

먹는 약으로는 통증이 전혀 잡히질 않아

수축 검사도 필요하다고 판단하신 것 같아요.

임신 중 장염으로 수액을 맞은 이후에

두 번째로 맞은 수액이네요.

장염 걸렸을 때도 너무 아프고 괴로웠는데

그 정도는 애교였구나 싶었습니다.

수축 검사를 위해 배 위에

처음 보는 기계를 올려 고정해 두었고,

한쪽 손에는 태동이 느껴질 때마다 누르라며

이런 버튼을 쥐여주셨어요.

 

배는 아프고, 수축 검사를 한다고 하니

괜히 긴장되고, 태동 올 때마다 눌러야 하고..

수액 맞으며 한숨 자려고 했는데

잠은 무슨 ㅠㅠ

밤에 잠을 못 자서 너무 피곤했는데도

도통 잘 수가 없었어요.

 

중간중간 분만실 간호사분들이 들어와서

상태를 확인해 주셨는데요.

다행히 배가 뭉치고 당기던 게

조금씩 가라앉는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덕분에 저도 한결 안심이 됐어요.

수액을 다 맞은 후 수축 검사 결과지를 들고

담당 선생님과 상담하러 2층으로 갔어요.

 

다행히 수축이 오거나 조산 위험이 있는

심각한 상황까지는 아니라고 하셨고,

다만 먹는 약은 태아에게 영향이 없지만

주사는 가급적 권하지 않는다고 하셔서

어떻게 할지 잠시 고민했어요.

 

보통은 3~4일 사이, 길어도 일주일 내로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셔서

일단 먹는 약만 처방받기로 했어요.

1회 2정, 하루 최대 3회까지

복용해도 된다는 약을 받아 왔는데요.

약효가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통증이 더 심해지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버려서

결국 못 버티고 다시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겠다고 할 수밖에 없었어요 ㅠㅠ

 

웬만하면 안 맞고 버텨보려 했는데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고통이더라고요.

 

남편도 옆에서 너무 힘들어하고

그냥 주사 맞자고 해서..ㅋㅋ

둘 다 힘들었던 시간이었네요 ㅠㅠ

 

주사를 맞는 순간까지도

아기한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는데

주사 맞은 당일 오후부터 차츰 나아지니

진짜 살 것 같더라고요……….

통증이 남아있긴 했지만

그래도 버틸 만한 정도였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미련하게 참지 말고

그냥 처음부터 주사를 맞을걸 그랬다며..ㅎㅎ

 

혹시 심한 근종통으로 검색하신 분 계신다면

주저 말고 주사 맞으세요 ㅠㅠ

엄마가 너무 아프고 힘든 것보다는

주사 맞고 빠르게 회복하는 게 최고예요 ㅠㅠ!!!

진짜 이러다 죽겠다 싶었던 고통이 지나고

지금은 괜찮아진 상태예요.

 

멀리 제주도에서 과일 보내준 동생 덕분에

한없이 다운되었던 기분도 나아졌고요 🙂

 

정말이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내 주변 사람 그 누구도 몰랐으면 좋겠는 근종통.

지나고 나니 이렇게 포스팅도 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엔 너무 괴로웠어요. 흑흑..

 

임신 전에 자궁근종이 있었다 하더라도,

임신 후에 없던 근종이 생겼다 하더라도

꼭 근종통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요.

근종통이 생긴다 해도 통증의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내가 지금 근종이

있다고 해서 미리 겁먹거나 걱정할 필욘 없어요.

 

다만, 아프면 바로 병원에 가시고요.

통증이 심해서 일상생활이 안 될 정도라면

꼭!! 주사 맞고 빠르게 회복하시길 바라요.

 

별 이벤트 없이 지나가는 임산부도

임신 기간을 잘 견뎌내기가 쉽지 않은데

초기부터 지금까지 여러 일을 겪어오다 보니

두 번은 이 짓 못 하겠다 싶어요..ㅋㅋㅋ

 

아기는 둘 낳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둘째 생각 싹 사라지게 되었네요.

 

나중에 딱지가 크면

임신 기록 꼭 보여줘야겠어요.

그러니까 말 잘 들으라고..ㅋㅋㅋㅋㅋ

 

임신 22주 근종통 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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